2023.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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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검정고무신 비극은 안돼

검정고무신의 원작자인 이우영 작가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생전에 그가 겪고 있던 저작권 문제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데요. 문화체육관광부가 ‘제2의 검정고무신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창작자 권리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어요. 

검정고무신에 무슨 일이?

1960년대를 배경으로 초등학생 기영이, 중학생 기철이와 그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검정고무신’은 대표적인 한국 만화로 손꼽힐 만큼 인기를 끈 작품인데요. 지난 12일, 이 작품을 그린 이우영 작가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돼 큰 충격을 안겼어요. 유족들은 👮‍경찰 조사에서 최근 고인이 저작권 소송 문제로 힘들어했다고 진술했는데요. 이 작가는 검정고무신의 애니메이션 제작업체인 형설앤 측과 저작권 및 수익 배분 문제로 법정 싸움을 벌여왔다고 해요. 사망 이틀 전 법정에 제출한 진술서에도 “저에게 검정고무신은 제 인생 전부이자 생명이다. 창작자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어요.😥

이우영 작가의 유튜브 채널 캡처

내 캐릭터인데 마음대로 못 그린다고?

검정고무신의 문제는 2019년 6월, 형설앤 측이 이 작가와 동생 이우진 작가 등을 상대로 2억 8,600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어요. 이 작가를 포함한 검정고무신 원작자들은 형설앤 대표 장모 씨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5차례 계약을 🤝체결했는데요. 계약서에는 ‘일체의 작품 활동과 사업에 대한 모든 계약권을 장 씨에게 양도한다’, ‘원작물 및 그에 파생된 모든 이차적 사업권을 포괄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해요. 이 작가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캐릭터 대행 회사에서 (자신들이) 저작권자라고 주장하고 원저작자인 만화가도 상의하지 않으면 캐릭터를 그릴 수 없다고 한다”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는데요. 

이 문제는 2022년 애니메이션 ‘극장판 검정고무신: 즐거운 나의 집’ 개봉을 앞두고 이 작가 측이 자신의 허락을 구하지 않은 2차 저작물이라고 반발하면서🤬 더 심각해졌어요. 이에 형설앤 측은 이 작가의 말은 허위 주장이라며 계약에 따라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반박했는데요. 유족들은 장 씨와 계약을 체결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검정고무신과 관련된 사업의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전달받지 못했고, 지금까지 정산받은 총액이💸 1,000만 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어요. 

창작자의 권리 절.대.지.켜✊

지난 15일, 문화체육관광부는 ‘검정고무신’을 둘러싼 저작권 문제로 이우영 작가가 안타깝게 별세한 것과 관련해 ‘제2의 검정고무신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어요. 앞으로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불공정한 계약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적·제도적 대책을 강화하겠다는 건데요. 먼저 올해 6월부터 만화 분야 📄표준계약서에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의 내용을 구체화하고, 제3자 계약 시 사전동의 의무 규정을 포함할 계획이라고 해요. 또 만화 분야를 포함한 문체부 소관 15개 분야의 82종 표준계약서를 재점검하고, 창작자에게 불리한 내용은 개선할 방침인데요. 창작자를 대상으로 한 저작권 교육도 연 80명에서 500명으로 확대하고, ‘알기 쉬운 저작권 계약사례 핵심 가이드(가칭)’를 마련해 불공정 계약을 미연에 방지해 나갈 계획이래요. 이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 2차적 저작물: 원저작물을 변형·각색하거나 영상 등의 방법으로 작성한 창작물

이 작가를 추모하는 독자들은 사람이 죽어야만 이슈화되고 공론화되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반응인데요. 현재 창작자의 권리 보호를 강화하고자 발의한 ‘문화산업 공정유통 및 상생협력에 관한 법률’이 국회에 계류 중이라고 해요. 문체부는 올해 상반기 중에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관련 법안이 마련돼 앞으로는 창작자의 권리가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게 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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