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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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순’ 일찍 온다고 되는 게 아니야

✅ 최근 ‘똑닥’으로만 예약을 받는 병원이 있어서 논란이에요.
✅ ‘디지털 디바이드(정보격차)’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요.
✅ 75세 이상의 키오스크 사용 경험은 13.8%에 불과해요.

우리 병원은 ‘똑닥’으로만 예약받아요

지난 레터에서 ‘원격 줄서기’ 앱이나 온라인 예매 등으로 소외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었는데요. 이런 현상이 병원에서도 일어나고 있어요. 최근 온라인에 ‘똑닥’으로만 예약을 받는 🏥병원이 있다는 후기가 올라오면서 논란이 됐기 때문인데요. 2017년 출시된 모바일 진료 예약 서비스인 똑닥은 출시 7년 만에 누적 가입자 수 1,000만 명을 돌파했고요. 현재 연계된 병의원만 1만 곳이 넘는데요. 처음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지만, 지난 9월부터 유료로 전환돼 매달 1,000원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고.

문제는 먼저 병원에 방문하더라도 똑닥으로 예약한 환자에 밀려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거예요. 특히 ‘소아과 오픈런’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병원이 문을 열기도 전에 줄을 서야 겨우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소아과에서는 현장 접수로 진료를 받기 어렵고, 심지어 똑닥으로만 예약을 받는 경우도 있다는데요. 이런 논란이 계속되자 보건복지부는 전국 광역시·도에 공문을 보내 “의료기관이 진료가 가능함에도 특정 앱 또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만 예약·접수를 받고 현장이나 전화를 통한 접수 등 다른 진료 요청을 거부할 경우, 의료법상 진료 거부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밝혔어요. 진료 거부에 해당하면 복지부나 시·군·구 등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시정을 명령할 수 있고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앱 사용법 모르는 사람은요?

얼마 전 SNS에 ‘사람 많은 데서 (택시) 예약 앱을 끄는 이유’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는데요. 택시 기사인 작성자는 길에서 엉엉 우는 할머니는 태운 적이 있다며 이 할머니를 태우고 난 뒤부터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예약 앱을 사용하지 않게🙅‍ 됐다고 전했어요. 알고 보니 할머니는 1시간 동안 땡볕에서 택시를 잡았는데, 모두 예약된 택시라며 지나갔기 때문이었다고 해요.

이처럼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디지털 디바이드’ 현상이 점점 더 심화하고 있는데요.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란, 경제적·사회적 여건 차에 의해 발생하는 ‘정보격차’를 말해요. 디지털이 보편화되면서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계층은 지식이 늘어나고 소득도 증가하는 반면에, 디지털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전혀 발전하지 못해 양 계층 간 격차가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고령층에겐 키오스크도 하나의 장벽!

지난가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도 티켓이 온라인에서 매진되면서 현장에서 티켓을 구하지 못해 발길을 돌린 노인들이 많았잖아요. 사실 디지털 소외에 대한 지적은 오래전부터 나오던 이야기인데요. 이런 문제는 오프라인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해요. 최근 식당이나 카페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키오스크가 이들에게는 또 하나의 장벽이 된 건데요.😭 서울디지털재단의 ‘2021년 서울시민 디지털 역량 실태조사’에 따르면, 55세 이상 고령층의 키오스크 이용률은 45.8%불과했고요. 그중에서도 75세 이상은 13.8%밖에 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이들이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사용 방법을 모르거나 어려워서(33.8%)’가 가장 많았고, ‘뒷사람 눈치가 보여서(17.8%)’, ‘새로운 것을 배우는데 거부감(12.3%)’ 순이었다고!

빠르게 변하고 발전하는 세상에서 소외되는 이들도 계속 늘고 있는데요. 병원에서까지 디지털 소외가 일어나고 있다는 게 안타깝기도 해요. 앞으로는 누구나 평등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가 지켜졌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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