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19
share
스크랩

👆손가락 잘못 눌렀다가 회사 파산

✅ 증권사 직원의 주문 실수로 잘못된 거래가 체결되는 걸 ‘팻 핑거(Fat finger)’라고 해요.
✅ 한맥투자증권은 2013년 팻 핑거 사고로 462억 날리고 파산했어요.
✅ 2016년 국내 증시에는 팻 핑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가 도입됐어요.

주문 실수로 회사 파산시키는 👆’팻 핑거’

사원님은 주식할 때 실수로 숫자를 잘못 입력해서 주문이 체결된 적 없으신가요? 만약 그 투자금이 내 돈이 아닌 회삿돈이라면요? 실제로 직원의 주문 실수로 회사가 막대한 손실을 보기도 하는데요. 🧑‍💻증권사 직원의 착각, 입력 실수 등으로 인해 잘못된 거래가 체결되는 일을 ‘팻 핑거(Fat finger)’라고 해요. 직역하면 뚱뚱한 손가락인데, 증권 매매 시 손가락이 굵어서 입력을 실수한다는 의미예요.

2분 만에 462억 날린 한맥투자증권

대표적인 사례로는 2013년 12월 12일에 일어난 팻 핑거 사고로 파산한 한맥투자증권있는데요. 당시 한 직원이 옵션* 거래 과정에서 숫자를 ⌨️잘못 입력하는 주문 실수를 하면서 코스피200 12월물 콜옵션·풋옵션 거래에서 시장가보다 훨씬 낮거나 높은 가격에 매물을 내놨고요. 2분여 후에 자신의 실수를 알아챈 직원이 전원을 차단했지만, 이미 462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해요.💸 한맥투자증권은 이 실수로 이익을 본 증권사들을 찾아다니며 이익을 돌려달라고 했지만 이익 대부분을 가져간 외국계 증권사들은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결국 2015년 2월 16일 파산했어요.

* 옵션: 미래 특정 시점에서 정해진 가격으로 주식을 사거나(콜옵션) 팔 수 있는(풋옵션) 권리

당시 한맥 대신 거래 대금을 지급했던 한국거래소는 2014년 한맥의 미납 결제대금 411억 원을 달라며 한맥 파산재산을 관리하는 예금보험공사에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지난 14일, 9년 만에 한국거래소에게 거래 대금 411억 원을 돌려주라는 대법원 판결이 내려졌대요.‍

손가락 잘못 눌렀다가 큰일 났다😱

한맥 사건 외에도 국내외 증시에서 팻 핑거 사고가 종종 발생하고 있는데요. 2018년 삼성증권에서는 직원 보유 주식에 대해 배당금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1주당 1천 원’을 ‘1주당 1천 주’로 잘못 입력하는 사고가 발생했어요. 당시 사고로 발행된 이른바 👻‘유령 주식’이 28억 1,295만 주(약 112조 원)로, 일부 직원이 해당 주식을 매도하면서 시장이 혼란에 빠졌대요. 

또, 2005년 일본에서는 미즈호증권의 한 직원이 61만 엔짜리 주식 1주를 팔려다 실수로 주식 61만 주를 1엔에 내놓았는데, 도쿄 증시가 대폭락하면서 미즈호증권은 약 4천억 원대 손실을 보기도 했고요. 2010년 5월 미국의 한 투자은행에서는 직원이 100만 단위(m)의 거래를 10억 단위(b) 거래로 잘못 눌러서 다우존스 평균주가가 장중 9.2% 폭락한 사례도 있어요.

팻 핑거 방지 위한 ⛑️안전장치는 없나?

국내외 증시에서는 대규모 팻 핑거 사고 이후 안전장치가 마련됐는데요. 국내에는 2016년부터 ‘킬 스위치(Kill Switch)’와 ‘대규모 착오매매 구제제도’ 등이 도입됐어요. 킬 스위치는 호가 일괄 취소 제도로, 프로그램 오류 등으로 착오 주문이 발생했을 때 증권사의 신청에 따라 거래소가 해당 계좌의 미체결 호가를 일괄 취소해 손실 확산을 막는 안전장치예요. 대규모 착오매매 구제제도는 시장 가격과 괴리가 큰 가격으로 성립된 대규모 착오매매에 대해 증권사가 신청할 경우 거래소 직권으로 구제하는 제도래요. 하지만 유령주식 사태 같은 경우에는 해당이 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어요. 

이 밖에도 지난해 지역농협에서 금리 10% 적금 상품을 비대면으로 잘못 판매하는 등 증권사가 아닌 금융기관에서도 팻 핑거 사고는 발생하는데요. 돈을 다루는 만큼, 안전 시스템을 철저히 갖춰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이네요.

Top